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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책방] 질문서점 인공위성 2019년 7~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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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러분은 어떤 질문을 하며 살아가시나요? 알아야 할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요즘, 빠르게 답을 구할 수단은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을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인공위성은 이러한 안타까움을 안고 출발한 서점입니다. 한 권의 책과 그 책을 기부하는 이가 던지는 하나의 질문으로 채워가는 서점, 인공위성을 찾아갑니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건축설계사 그리고 에디터

서울 구로구 어느 언덕. 이런 곳에 서점이 있을까 의아해하며 걷다 보면 모퉁이에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 보입니다. 그 건물 1층에 질문서점 인공위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점 중앙에 놓인 두 개의 긴 테이블, 서점이란 말이 무색하게 비어있는 책꽂이, 에스프레소 머신 하나 없는 카페… 모든 게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지만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서점이란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간판도 없어 이곳을 지나다 뭐 하는 곳이냐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상권과도 거리가 멀다 보니 오가다 발견하는 공간이라기보단 대부분 SNS를 통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곳이죠.”
인공위성은 지난 2016년 10월 문을 열었습니다. 건축 설계, 인테리어, 브랜드 컨설팅을 하는 건축설계사 김영필 대표와 서점의 전반적인 운영과 그달의 질문 선정 및 독서모임을 기획하는 두 명의 에디터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설계 의뢰자의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데 인문학의 도움을 많이 받으셨대요. 인문학을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 혼자 누리는 서재보다 함께 누리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 서점을 열었다고 하세요.”
개점 일주일 전에 합류해 지금까지 인공위성을 지키고 있는 오픈 멤버 장미란 에디터는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영 방식부터 판매 도서 선정까지 김영필 대표와 의견을 모아가며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왔습니다.
“다양한 사람의 질문을 만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어요. 업무로 인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 읽고 싶은 책을 자꾸 미루게 되지만 에디터로서 많은 자극을 얻고 있습니다.” 사진


신비주의 서점, 질문을 쏘아 올리다

인공위성의 작은 서가에 꽂힌 책들은 모두 흰색 커버가 씌워져 있어 표지도, 제목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표지에 적힌 질문 하나와 키워드만으로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추측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 없이 책을 고르는 낯선 방식, 처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당황과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요즘은 베스트셀러 목록이나 표지 디자인만 보고 책을 고르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떠올린 질문, 그 안에 담긴 고민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표지를 흰 커버로 가리고, 사람들의 고민을 관통하는 질문과 키워드만 남겨 놓았죠.”

이곳의 책들은 기부자들이 질문과 함께 기부한 것들입니다. 인공위성에는 특별한 기부 과정이 있는데요, 기부자가 읽은 책과 삶에 영향을 준 질문을 함께 기부하면, 에디터는 기부자에게 연락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기부도서에 함께 수록됩니다. 매달 하나의 질문이 선정되면 기부자의 책은 ‘블라인드 북’으로, 기부자 인터뷰는 작은 소책자 형태인 ‘질문책’으로, 질문은 누군가와 나눌 수 있게 2장으로 구성된 ‘질문 엽서’로… 이렇게 질문으로 이어진 세트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장미란 에디터는 다른 서점에선 눈에 띄지 않는 책들이 이곳에서 새롭게 발견되고 생명력을 얻게 되는 순간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기만의 질문을 찾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인공위성이란 이름도 이곳이 질문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 역할을 하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것입니다.”

현재까지 기부로 모인 책은 160여 권에 이릅니다. 책 10권도 없던 초기와 비교하면 풍족해졌지만 아직 더 많은 기부와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부받은 책 가운데 판매할 책을 선정하고, 일괄 구매한 책은 질문이 잘 보이도록 흰색 커버로 포장합니다. 현재까지 선정된 판매용 책은 29권, 앞으로도 계속 좋은 질문이 담긴 책을 선정해 판매해 나갈 예정입니다. 사진


책과 질문에 집중하는 시간

“동네 서점이 책 판매만으로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죠. 단골손님은 물론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찾아주시는 분이 많아지고, 온라인 주문도 늘고 있지만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커피와 차를 판매하고, 꾸준히 독서모임과 책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자생력 없는 공간은 의미가 퇴색할 수 있으니까요.”
현실적인 문제로 카페를 겸하고 있지만 조용히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에스프레소 머신 같은 요란한 기계는 놓지 않고, 콜드브루나 핸드드립 같은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로스팅해 신선한 커피를 나눕니다.

판매하는 책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독서모임도 시작했습니다. 모임 참가자들은 한 달에 서너 번 이곳에 모여 한 권의 책을 읽습니다. 한 시간은 돌아가며 낭독하고, 한 시간은 제비뽑기로 뽑은 질문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관심은 있지만 책을 미리 읽어와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갖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 자리에서 함께 낭독하고,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형태로 진행합니다. 1주 단위로 신청할 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고요.”

낭독모임과 반대되는 성격의 ‘고요한 독서모임’도 있습니다. 정해진 책을 30분 동안 소리 없이 읽고, 메모지에 인상 깊은 구절과 다른 이에게 답을 구하고 싶은 질문을 씁니다. 질문이 적힌 종이를 책상 가운데에 놓아두면 참가자가 돌아가며 질문에 대한 답을 쓰고, 마지막으로 서로 남긴 기록을 돌아가며 낭독하는 식으로 고요한 90분이 채워집니다.
“찌들었던 일상에서 쉼이 필요하거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분,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은 분들이 주로 오세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좋아하시죠.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에디터인 제게도 특별한 도움이 됩니다.”

인공위성은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와 광주에서도 질문을 쏘아 올리고 있는데요, 인공위성이란 브랜드는 공유하지만 운영자에 따라 공간의 성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인공위성 서울이 모던한 인테리어로 책에 집중하는 공간이지만, 제주살이를 처음 시작한 두 명의 대표가 운영하는 인공위성 제주는 '질문을 찾아 떠난 여행이'란 콘셉트를 가진 공간입니다. 나무톤에 풍부한 햇살을 담아낸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커피와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죠. 그림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작가가 운영하는 인공위성 광주는 상처를 스스로 바라보고 표현하는 공간이길 바란다는 뜻을 반영해 화이트톤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앞으로 질문을 쏘아 올릴 발사대가 곳곳에 더 많이 생겼으면 해요. 그리고 더 많은 분이 인공위성에서 자신만의 질문을 생각하고, 더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만나길 바랍니다.” 사진

인공위성
주소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로27가길 32 1층
문 여는 시간 수요일~일요일 12:00~21:00(월, 화 휴무)
연락처 070-4642-0255
SNS https://www.facebook.com/2lookbook
http://blog.naver.com/lujin0912/22140330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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