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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책방] 슈뢰딩거 2018년 7~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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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들어서기도 전에 두 마리의 커다란 고양이 조형물이 눈에 띈다. 그 뒤편에 귀엽고 아기자기한 고양이 소품들과 문구류, 그리고 양 옆으로 그림책부터 에세이, 소설, 사진집이 펼쳐져 있다. 모두 고양이를 테마로 한 것들이다. 한 번 발들이면 빈손으로 나가는 손님이 거의 없다는 이곳. 고양이의 천국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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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카페 슈뢰딩거의 시작

고양이책방을 연지도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당시 회사에 대해서, 제 인생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쉬게 되면서 소책방 창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이왕 서점을 하는 김에 작지만 특별한 서점을 한 번 꾸려보자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그렇게 ‘고양이책방 슈뢰딩거’가 탄생했습니다. 늘 제 곁을 함께 해주고 있는 책과 네 마리의 고양이 덕분이죠.

책방 명칭인 ‘슈뢰딩거’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1887-1961)가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려 고안한 사고실험에서 따왔습니다. 고양이가 방사성 핵이 든 기계와 함께 상자에 갇히는데요. 핵은 50% 확률로 한 시간 안에 붕괴할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즉 상자를 열어 볼 때까지 고양이는 죽어 있거나 동시에 살아 있는 존재라는 말이죠. 이 책방도 마찬가지예요. 손님이 원하는 게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어요. 조건반사실험인 파블로프 개의 고양이 버전이라고 할까요? 이런 점에서 서점의 이름이 슈뢰딩거라고 하면, 아이러니 하면서도 재미있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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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장하고 싶은 책들로만

책방을 열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일본에 다녀오는 거였어요.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고양이 관련 콘텐츠 강국이잖아요. 이본 독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좋은 콘텐츠에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고양이 관련한 양서들이 쏟아져 나와요. 기획력도 좋고요. 책뿐만 아니라 소품부터 문구류를 포함한 여러 가지 굿즈들까지.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있더라고요. 능숙하지 않은 일본어로 번역기까지 돌려가며 고양이를 검색하고 책방 리스트를 뽑아 돌아다녔지요.

현재 비치되어 있는 도서는 ‘내가 소장하고 싶은 책’ 기준으로 선정합니다. 손님들이 구해달라는 책도 공수해오기도 하죠. 그렇게 구해다드리면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덩달아 제 기분도 좋아져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고양이책방이라는 콘셉트가 알려지고 난 뒤에 자연스럽게 여러 ‘집사’님들이 찾아와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해 주셔요. 키우는 있는 고양이가 이러 이러한 상황이라고 말씀하시면 저는 거기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고, 고민이 해결되고 난 뒤에 고맙다고 다시 찾아와주시는 고객님들을 만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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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한 것은 뭐든 OK

고양이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지금도 묘한 글쓰기 살롱, 펫로스 치유 모임, 냥이 굿즈 만들기, 고양이 사진 잘 찍기, 고양이 드로잉, 저자와의 만남, 펠트공예, 브로치‧마그넷 만들기 등의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욱 재미있고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인식을 바로 잡아주고 싶습니다.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외로움을 타기도 하고, 주인을 알아보기도 하는데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길고양이를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고양이는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아요.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겁이 굉장히 많은 동물입니다.

그리고 쓰레기봉지를 찢는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많은데 배가 고파서 그래요. 밥이 있고 배가 부르면 쓰레기봉지를 찢을 일이 없거든요. 길고양이들이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다루는 법에 대해 조금만 공부를 한다면 길고양이들이 마냥 무섭지만은 않을 거예요. 이러한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바로 잡아주는 것 또한 저의 몫인 것 같아요. 고양이에 대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방문해주세요.

슈뢰딩거  |  냥덕들을 위한 고양이 전문 서점. 일반 단행본 및 잡지 외에도 독립출판물, 포스터, 엽서, 간단한 문구 등을 다룬다.
주소 : 서울 종로구 낙산길 19(동숭동 129-133)
영업시간 : 13:3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 https://www.instagram.com/cat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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